페스 엘 발리는 9세기 초 이드리스 왕조가 세운 페스의 옛 메디나(구시가)로, 1981년 페스 자디드와 함께 '페스 메디나'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약 9,000개가 넘는 미로 같은 골목이 얽혀 있으며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세계 최대급 보행 구역으로 꼽힌다. 859년 세워져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인정받는 알 카라윈 대학·모스크와, 지금도 손으로 작업하는 전통 가죽 무두질장(태너리)이 살아 있는 천 년 넘은 장인의 도시다. 2026년 현재도 수천 명이 실제로 거주하는 생활 공간이므로, 박물관이 아니라 '살아 있는 중세 도시'를 걷는다는 마음으로 방문하면 좋다.
알 카라윈 대학·모스크(859년,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대학) — 비무슬림은 예배 공간에 들어갈 수 없지만 문틈으로 화려한 안뜰을 엿볼 수 있다
부 이나니아 마드라사(1350~1355, 마린 왕조) — 정교한 젤리주 타일과 삼나무 조각이 압권이며, 비무슬림도 입장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종교학교
쇼우아라 태너리 — 돌 염색조가 가득 늘어선 모로코 최대 전통 가죽 무두질장으로, 주변 가죽 상점 옥상 테라스에서 내려다본다
네자린 목공예 박물관과 분수 — 옛 대상 숙소(폰두크)를 개조한 목공예 박물관, 옥상 카페에서 메디나 전경을 감상
밥 부 즐루드(블루 게이트) — 파란 타일이 인상적인 메디나 서쪽의 대표 관문이자 대표적인 진입 지점
주의사항
안전골목이 9,000개가 넘어 길을 잃기 매우 쉽다. 구글맵 오프라인 지도나 Maps.me를 미리 내려받고 밥 부 즐루드·카라윈 같은 큰 지형지물을 기준으로 삼자. 인파가 몰리는 수크에서는 소매치기에 대비해 가방을 앞으로 메고 귀중품은 최소화한다.
주의'이 길은 막혔다', '오늘 특별한 축제가 있다'며 다가와 안내한 뒤 100~200디르함을 요구하는 가짜 가이드가 흔하다. 태너리도 '무료'라며 커미션을 노린 특정 가죽 상점으로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거절하고, 안내는 리아드(숙소)나 정식 면허 가이드를 통해서만 이용하자.
주의수크에는 정찰가가 없어 처음 부르는 값이 크게 부풀려져 있다. 흥정은 기본이고 절반 이하부터 시작하는 게 보통이다. 카드가 안 되는 곳이 많으니 소액 디르함 현금을 준비하고, 태너리 테라스는 입장 자체는 무료지만 구매하지 않으면 1인당 10~20디르함 정도의 팁이 관례다.
규칙알 카라윈을 비롯한 현역 모스크는 비무슬림 입장이 금지된다. 부 이나니아 마드라사·네자린 박물관 등은 입장할 수 있다. 라마단(2026년은 대략 2월 중순~3월 중순) 기간에는 낮 시간 상점·식당 운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시기가 겹치면 사전에 확인하자.
매너종교·주거가 공존하는 생활 공간이므로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단정한 복장이 무난하다. 주민, 특히 여성을 허락 없이 촬영하지 말고, 좁은 골목에서는 짐을 나르는 당나귀·손수레에 길을 양보하는 것이 예의다.
계절여름(7~8월)은 한낮 기온이 높고 태너리 특유의 냄새도 강해진다. 봄(4~5월)·가을(9~10월)이 걷기에 가장 쾌적하다. 태너리 색이 가장 선명한 오전 시간대를 노리고, 금요일 정오 무렵에는 예배로 작업이 느려지므로 참고하자.
실용정보
페스 사이스 국제공항(FEZ)에서 시내까지 약 15km이며, ONCF 열차로 카사블랑카·라바트·탕헤르 등과 연결된다(페스역 하차 후 택시로 밥 부 즐루드 등 메디나 관문으로 이동). 메디나 내부는 전면 보행 구역이라 차량이 들어갈 수 없다. 알 카라윈 등 개별 명소의 개관 시간·입장료와 열차 시간표는 시즌마다 바뀌니 방문 전 공식 정보로 최신 확인이 필요하다.